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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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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35회 작성일 23-10-15 15:40

본문

온몸에 상처를 두른

난지도 꼭대기 하늘 공원

올여름 유난스러운 햇살에

바싹 튀겨진 흐드러진 억새꽃

여름내 키워온 그리움을 들고

풀어헤친 하늘거리는 수다

끝없이 이어지는 은빛 너울의 순례자 행렬

감탄사 같은 하얀 순정은

붉게 유혹하는 하늘에 닿는다.

 

황혼빛에 물든 채 높아져 가는 

가을하늘 언저리를 비질하는 솜털 꽃

화려한 군무(群舞)속에 숨어있는 외로움은 

외줄기 바람 속에 턱을 괴고

흔들리는 삶 속에 생을 지탱하는 희열

착오를 반복하는 이 순간에도

움켜쥔 물음표를 던진다.

 

바람이 어질러놓은 자리에

본성을 잃어가는  슬픈 존재는

억새 줄기에 감춰진 가을 안의 여름을 붙잡고

바람 위를 걸어가는 날렵한 여인들의

여민 옷깃에 벗어놓은 가을

바람이 전하는 거룩한 침묵

바람이 부는 대로 살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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