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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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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1회 작성일 23-10-20 07:36

본문

설익은 이별 / 겨울숲

임을 떠나보내고

울먹이며 돌아선 길

그 끝이 흐려져 보이질 않는다

일찌감치 저녁을 부르는 잿빛 하늘에선

빗방울이 눈물되어 걸음마다 떨어진다

찬비에 젖는 수풀 잎마다

가을이 촉촉이 내려앉고

짙어지길 다한 초록빛

떠날 채빌 다 마쳤다

지독한 미련이 아닌

하나의 의미가 되었기를

6월의 덩굴장미 같은

싱그런 행복이었기를

하여, 고이 간직할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그러나,

어이하누! 어이하누!

마음에는 벌써

그리움이 파도치고

젖은 눈, 갈 길은 흐려져

뒤돌아선 강언덕 길

길섶 풀잎에는

여름을 다하고 붉어진 사랑

단풍으로 짙게 짙게

물들고 있으니.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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