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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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00회 작성일 23-11-01 06:35본문
* 한 집안의 계절
해가 가을 문으로 나간다
달이 가을 문으로 나간다
나도 가을 문으로 나간다
언제 돌아오냐고
봄이 쪽문을 열고 하품을 한다
봄도, 여름도, 가을도,
심지어 겨울도 벌써 반평생지기 친구다
한집에 살면서 의리 없이 나는 계속
그들 곁을 서둘러 떠났다
희망봉이 바로 저기 있다며
해가 가고 달이 가니까
해와 달을 따라다니기에 여념이 없었다
얼마나 해와 달이 나를 좋아하는지
이제는 날마다 해가 흰 수염을 달아주고
달이 흰 머리카락을 얹어준다
그들은 나를 두고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
흰 눈이 오기 전에
겨울은 가만히 다가와
따뜻하게 다니라며
내 헐렁한 어깨에 외투를 걸쳐주겠지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제 가을도 단추를 잠그려 합니다.
나무들이 소복이 털어 놓은 분신이 마치 땅에 수를 놓은 퀼트같습니다.
가을을 통해 새 봄의 부활을 기대합니다. 좋은 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泉水님의 댓글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긴 하는데 곧 기온이
떨어질 거라는군요, 아직 단풍구경을 제대로 가지는 못했습니다.
좋은 시도 쓰시고 일이 술술 풀리는 계절이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