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연가(戀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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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선 계절의 저녁나절
귀뚜라미는 낮 동안 짊어지고 다니던 시간을
정원 잔디밭에 내려놓고
어둠과 눈을 맞추면서
초저녁 끈적이는 날씨에도
숨이 턱에 차도록 비벼대는 날개로
들어 올리는 감미로운 목소리
애타는 사랑으로 가을밤을 달구고 있다.
한잔 걸친 저녁달이 눈을 뜰 때쯤
귀뚜라미의 절절한 고백은
이명(耳鳴)으로 귓속에 별이 된 채
포근한 밤하늘에 세레나데로 반짝이고
초대받지 못한 가을바람은 술래가 되어
귀뚜라미의 절박한 그리움을 달래주며
휘어지는 귀뚜라미 사랑의 애절함이
세상 온갖 푸념 다 들어주는
깊어 가는 가을 밤에 걸려있다.
댓글목록
황소님의 댓글

그동안 귀뚜라미 소리가 이명처럼만 들렸는데
귀뚜라미의 절절한 고백이었다고 생각하니
이해심이 부족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가을이면 늘 귀찮은 존재였지만 앞으로 이해하렵니다
생각을 바꾸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당산성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귀뚜라미의 이명이 아직도 여명으로 남아서리 한수 적어봤습니다.
바쁘심에도 방문과 함께 세밀한 댓글 남기심에 감사드리면서
황소님도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