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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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79회 작성일 23-12-01 09:42본문
12월을 맞으며
잎사귀 다 떨어지고
마른 종아리 같은 1자 두 개로 버티던
11월이 갔다.
삼삼한 삼월이도
로맨틱한 구월이도 아닌 시빌월아,
부르기 고약한 이름이나
생김새와는 영 다르게
너 참 멋지다.
뒤끝 없이 깨끗이 물러갔구나.
오늘 아침 뉴스에 네 얘긴 없고
구질구질한 정치 이야기뿐이더라.
새로 오는 시비월아,
겨울바람 중에 젤 쎈 것으로 몰고 와
여의도 것들 싹 날려버릴 수는 없겠니.
이제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
여든 고개를 헐떡이며 오르던 요 몇 해
해마다 오늘에는
내가 나를 잘 아는지라
어쩌고저쩌고 다짐 같은 것 다 버리고
넘어지지나 말고
감기 안 걸리고
이 겨울 잘 보내게 해 주십사
기도를 드렸는데
올해는 그마저 틀렸다.
감기와 벌써 열흘 넘게 씨름 중-
금요일마다 열리는 다락 모임도 빠지고
이런 글이나 끄적거리고 있다.
늙으면 욕심낼 일
다투어 경쟁할 일도 없어
듣기 좋은 말로 다 내려놓고
느긋함을 즐길 줄 알았더니
제 몸뚱이 하나에 매달린 이 허망함이여.
이제 무엇으로 기도 제목을 삼을까.
머릿속을 싹 비워 무슨 일에나 헤헤
웃으며 살게 해 주십사 기도드릴까-
세상 돌아가는 꼴, 제정신으로 살기는 틀린 거 같은데-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행간을 걸으며 올해 마지막 달의 첫날을 열었습니다.
올 한 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해가 바뀌면 좋은 일만 화수분처럼 쏟아지길 소망해 봅니다.
제가 욕심이 많은 걸까요? ㅎㅎ
건강하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뜬구름님의 댓글의 댓글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콩트님.
늘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즐거운 연말 연시 보내시고 축복된 새해 맞으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