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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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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9회 작성일 23-12-02 00:45

본문

아메리카노 


 쌉싸름한 맛이었다 쓴 맛을 맛본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가끔은 혓바닥을 타고 구르는 쓴웃음 같은 너의 입속에서 간간이 구수함을 읽는다 가늠할 수 없는 불분명한 내일처럼 콱 막힌 목구멍을 타고 찌릿하게, 겉모습은 검게 그을렸지만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에서 묵묵히 온몸을 살랐던 넌 풍미를 가미했던 거야 무한으로 떠내려가는 시곗바늘을 따라 절벽을 깎아내듯 직벽을 바라보며 앉은 동굴 같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창밖엔 하늘로 가는 문이 열리고 양파줄기 같은 속내를 들켜버린 오가는 사람들의 낯빛이 정오처럼 벌겋다 벌겋게 달아오른 무르익은 표정들이 검게 그을린 시간 속으로 화인처럼 나부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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