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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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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4회 작성일 23-12-02 09:04

본문

믿음에 대하여

 

 

나처럼 아프며 함께 늙어가는 친구여

그대가 있어 나는 덜 외롭다네.

그러나 친구

갓난아기가 제 혼자인 줄 알고 울지만

부모는 늘 곁에 있듯이

주님은 늘 우리 곁에 계신다네.

주님이 어느 때

어느 곳에서도 지켜보고 계시는 것은

우리가 가는 곳마다

잠시도 없어서는 안 되는 숨 쉬는 공기를 넉넉히 예비하여 두시고

따뜻한 생명의 햇빛을 비춰주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여든에 이르러보니

인생이란 아픔과 슬픔의 교직물(交織物)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프면 슬프고

슬플 때면 가슴도 아픈 것을 보면 두 말이 같은 말 같기도 하고-

친구

우리들은 모두 한두 개씩의 아픔은 가지고 있지.

그러나 누구도, 내 아픔의 깊이를 몰라

그래서 슬퍼.

나도 마찬가지야.

쉰네 해를 같이 한 아내가 아플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몇 마디 말뿐이야.

하지만 아픔이란 누에가 날개를 달고 비상하기 위해 고치에서 나오는 몸부림 같은 것,

각자가 겪으며 이겨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친구

우린 보았지, 몇 방울의 빗물이 고인 곳에도 새싹이 트던 것을-

눈물이 흐르는 곳에서는 반드시 기쁨의 꽃이 핀다는 것을 일러줌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사는 이 무한한 우주

우리에게 영생을 허락하신 주님은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이 땅에서만 갇혀 살지 않도록

천사의 날개와 같은 시공을 초월하는 날개를 우리의 영혼에 달아주셨다네.

그리하여 우리가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헤어지더라도 그것은 잠시

우린 무한한 우주 어디선가에서

더 아름답고 세련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하신다네.

 

친구

이 아름다운 세상

누군가를 미워하기에는 시간이 없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하고 사랑하라

당부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야 하는 것이지.

 

우리가 어찌 짐작이나 하리오.

이 세상에 나온 것도 주님의 뜻이오.

사는 것도 주님의 뜻이오.

헤어짐과 만남도 주님의 뜻이니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오직 믿음으로 살아갈 따름이라.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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