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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속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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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황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8회 작성일 23-12-1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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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속 상상 / 이덕승

국민학교 1학년 때 처음 타 본 GMC 산판차 트럭
오지 산골마을이라 자동차를 처음 봤다
이날은 봄 농사 자재를 마을 공동으로 실었다
사람들도 화물칸 난간을 잡고 앉는다
나도 고사리손으로 튕겨져 나갈까 꽉 잡았다
울퉁불퉁 비포장길 내 몸도 통통 뛰어오른다

트럭이 달리며 점점 놀라움이 증폭되고
신나는 기분에 공포심과 호기심이 교차 한다
어떻게 큰 나무숲을 헤치며 달리는 걸까?
어떻게 큰 바위들을 타고 넘으며 달리는 걸까?
어떻게 깊은 시냇물을 헤엄치며 달리는 걸까?
어떻게 많은 집들을 뛰어넘으며 달라는 걸까?
트럭이 세상에서 최고 괴물 차량인 줄 알았다

그리고 몇 년 후
하굣길에 우연히 지나가는 트럭을 만났다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유심히 살폈다
아뿔싸!
트럭이 나무, 바위, 시냇물, 집들을 피하며
도로를 따라 달린다는 걸 깨달았다

당시 화물칸에 앉아 도로가 보이지 않으니
트럭이 시야에 들어오는 대로 막 달리는 줄 알았던 것
아! 이걸 깨닫는데 몇 년이 걸리다니...
순수한 산골 아이의 시각 속 상상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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