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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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눈개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8회 작성일 23-12-18 12:51본문
할미꽃 폈다
무덤 속 영혼이 어둠을 열고 나와 기다리는 것일까.
또 다른 영혼 데려가기 위해.
나른한 봄날
저 무덤, 내 손끝 닿기만 해도 부서져 내릴 것만 같다
꽃가루 되어 날릴 것 같다.
갑자기 눈부셔
눈 감으면 옆구리에서 물소리 들려온다
슬프고 아팠던 기억의 한 자락 물줄기 되어 흘러가다
문득 고개 돌리면
그 자리 작은 언덕이 되고
살구나무 한 그루 꽃불 켜게 되는 것일까
화살처럼 날아 온 시간들이 나무 밑에 툭툭 떨어진다
촉 끝의 파란 불 비벼 끄며
내 발밑에 쌓인다.
저 나무 속에 몸부림치는 영혼 또 숨어사는지
바람 불지않는데도 꽃나무 흔들린다.
하염없이 떨어져 내리는 꽃잎 끌어 덮으며
잠드는 시간들
꽃잎에 들려 멀고 먼 하늘로 떠 오른다.
과녁 속의 과녁
그 작은 동그라미, 동공처럼 열리자 할미꽃 한 포기
그 안쪽으로 몸을 숨긴다.
찰깍, 내 손에 든 디지털 카메라 조리개 열리고
숨기던 몸, C-MOS 센서 속에 갇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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