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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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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5회 작성일 23-12-21 15:09

본문

겨울 


눈이 눈을 불러온다길래

나는 동사(凍死)한 누이가 가리키는 나뭇가지로 가서

그 위에 쌓인 눈을 조금 

수정그릇 안에 털어 넣었다 


그리하려 나는  

생이라는 투명한 것의 깊이를 모르고

비릿한 등이 허전한   

새하얀 나귀의 위장은 매우 커서 


저 자작나무 숲의 모든 한기(寒氣)를 

씻어 안장 위에 올려놓는다고 해도 여전히  

한 점으로 모여드는 


나무 그림자는 조용히 떨리우고 있을 것이다

손목의 핏줄이 

베인 겨울이다  

여기저기 아이들이 얼굴을 박고 쓰러져

찢어진 벨벳의 고단함 바다 건너 

소식 전해올까   

자꾸 솟구치는 청록빛

파도의 날카로운 끝이 

내 고막에 이리 시릴까


새하얗게 흐느끼는 누이 몸의 굴곡을 따라

겨울은 

차갑게 터지는 폭죽소리 

싸아한 화약연기 

깜박거리는 

예리하게 하늘로 뻗은 

금 간 수정의 내부로부터 

멈추었다가 들려왔다가 우리는 얼굴 가리고서  

가까이 와 닿는 입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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