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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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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0회 작성일 23-12-2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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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가슴이 윗목이에요. 냉골이거든요. 방바닥에도 휑한 외풍이 바퀴벌레처럼 기어 다녀요. 문풍지를 뚫은 손가락처럼 한파에 몸살을 앓았어요. 성장통에 겨운 아이처럼요. 마법지팡이를 든 아침 햇살의 황금 손으로도 날 일으켜 세우진 못해요. 척추성형술을 받은 할머니의 딱딱한 허리처럼요. 골시멘트가 할머니의 발자국을 옭아매었어요. 올가미에 포획된 하늘. 할머닌 가끔 애꿎은 하늘나라만 주문하세요. 귀신도 할머니가 무섭나 봐요. 살풀이를 할 때마다 방고래가 수도계량기처럼 꽁꽁 얼어붙었어요. 작살을 쏘아대는 포경선처럼 계절의 지느러미가 잘려나갔어요. 플레이트에 못 박힌 할머니의 폐부처럼요. 냉골이거든요. 내일도 한파가 거머리처럼 달라붙을까요. 가슴이 윗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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