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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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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2회 작성일 23-12-24 00:49

본문

성탄제



한 집 걸러 한 집  

허기를 끼니처럼 때우던 시절 

가난이 가난인 줄 알지 못했다 


이따금씩 잔디 꽃가루가 눈알을 

후벼 파고 있었다


언젠가  

누이의 예쁘장한 단발머리에  

철 지난 버들강아지 살랑살랑  

하늘로 꼬리를 빙빙 감아올릴 때면  

아버지가 DDT 분말가루를 구해 오셨다  


이글거리는 칠월의 땡볕을 따라  

서캐가 성에처럼 낀 스레트 지붕 위로  

내 생애 첫 눈발이 휘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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