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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창고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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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9회 작성일 23-12-31 14:33

본문

소금창고 가는 길

      

생과 사의 안팎이

먼 풍경 속에서 푸르게 젖는다.

소금창고 옆 물푸레나무도

소금기를 말끔히 씻어내고

싱겁게 살아가겠다는 듯

낡은 양철지붕처럼

과거까지 흥건히 젖어

버려진 약속과

고리가 풀린 인과관계

지도에서 사라진 언덕길과

비어있음의 힘으로

튀어 오르던 아이들의 작은 공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딘가에 닿아

깊고 맑은 울림이 되고 싶은

웅덩이 속 구름 한 조각처럼

푸르게 젖어 흘러가는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우린 어디서 무엇이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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