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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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47회 작성일 24-01-03 06:25본문
밤의 식탁
욕망이 혁명 전야처럼 깊어갈 때
허기는 접시위에서 춤을 추지요
넓고 푸른 광장에는
발가락까지 뜨거워지는 자유와 민주주의
입구가 없는 이야기 속엔 기름진 애국심과
망치로 두들기면 쏟아지는 별
입 안 가득 물고
젓가락과 혓바닥으로 시대를 요리하는 밤
엎치락뒤치락 하는 민심에는
요염한 공약사업을 바를까요?
아니면, 달콤한 립 서비스
정적을 다루 듯 잘근잘근 잘 씹어 드시고
카메라가 비칠 때마다
나라와 백성들만 생각하면
생각한다고 핏대만 세우면
손등이나 태우는 촛불은 켜지 않아도 될 거예요
눈을 모양으로 달고 다니는 민초들은
악수하는 법도 잘 몰라
오다가다 시린 손만 잡아주어도 감지덕지
낮달을 향해 기립박수를 치기도 하지요
구름 속에 숨겨놓은 리모컨 하나면
그들의 슬픔은 축제 마당의 오색풍선이 되기도 하고
춥고 배고픈 날
아픈 기억을 태우는 불쏘시개가 되기도 하지요
실수는 뱃살이 출렁거리는 너털웃음으로
거짓말은 발가벗겨질 때까지 잡아떼고
또 떼고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세금 포탈, 병역 면제, 논문 표절은
격파용 송판 같은 것
좌고우면할 것 없는 정권 지르기가 최고죠
후식은 뒷맛이 오래가는 카멜레온이 준비돼 있어요
입이 무거운 상자 속에서
새까맣게 속을 태우고 있을지 몰라요
마주 앉으면 침묵이 두려워지는 밤
다시는 밝지 않을 것처럼 깊어지고 있네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누가 적이고 누가 친구인지
알 수 없는 불가시와 불가해의 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밤이라는 식탁에서 알게 모르게 이뤄지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상상해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사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퍼스톰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