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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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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0회 작성일 24-01-03 23:38

본문

곱씹다 


불 꺼진 방안엔 고단함이 진물처럼 엉켜 붙어있었다 일과를 거미줄처럼 뱉어낸 그녀가 씹다만 하루를 베고 껌이 되어 침대 한편에 쩍 달라붙어 있었다 미동도 없이 나일론 실보다 가녀린 한 가닥 숨소리가 어둠 저 편에서 징검다리처럼 건너와 맥박처럼 뛰고 있었다 박제가 되어버린 지하철 검색하던 네이버 뉴스기사처럼 4,500백 년 전 지하 무덤에서 발견된 이름마저 산화된 미라를 지켜보며 환호하는 이 고대도시를 떠나 오늘 밤 나도 단물 빠진 거무스름한 껌딱지가 되어 그녀 곁에 쩍 하니 달라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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