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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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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9회 작성일 24-01-08 14:48

본문

운명



전생에 빚은 탐욕의 죄 벗으려고
무명 이불에서 알몸으로 태어나
그토록 서럽게 울었습니다

이생에 쌓은 집착의 탑 허물려고
우연을 가장한 거리의 슬픈 만남은
그렇게 아프게 이별했습니다

필연 후생의 가상 현실이 두려워
각본대로 쓴 추리 소설의 주연 배우는
매일 제멋대로 반전했습니다

한 겹 옷을 벗은 초록 별빛들과
에둘러 하늘 숲으로 날아간
제비갈매기들이 길 잃은 시간들을
입에 물고 자박자박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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