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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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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0회 작성일 24-01-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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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는 밤 / 안희선 


취한 세상에서 몸 가누지 못해
꿈에서만 말짱한 정신.
망가진 몸에는 술이 독(毒)이라는데,

저승으로 가던 달빛이
차마 발걸음 떼지 못하고
깊은 하늘에 주저 앉는다.

그 달빛에
나를 헹구니,
눈물 빛 앞서는 이승의 사랑.

소롯한 어둠 깃든
아슴한 추억의 언저리에
고요히 새겨지는 가버린 날들.

빈 가슴 가득
외로운 순간마다,
잘못 길든 삶의 아픔 부여안고
남몰래 숨겨 타오르는 그리움.

어둠 너머 사라지는 먼 소망,
다시 품 안에 세상을 간직할 수 있을까.

취한 세상에서 몸 가누지 못해
꿈에서만 말짱한 정신.
망가진 몸에는 술이 독(毒)이라는데,

정은임(鄭恩任, 1968년 10월 13일 ~ 2004년 8월 4일) 

 'Because' _ Elliott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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