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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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옆에 있을 줄 알아서 모진 말로 혼자서 한없이 욕을 했다.
영원히 옆에 있을 줄 알아서 통쾌한 복수의 작별을 망상도 했다.
그 사람은 나에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추억미화라 했던가 지금 다시 돌이켜보니 그리워해야 할 게 아님에도, 그 시절이 그립기까지 하다.
그 사람 인생의 끝자락에서,
나는 그 사람을 연민하는 걸까. 나의 과거를 추억하는 걸까. 아니면, 괴로운 지금을 한탄하는 걸까.
영원히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시간이 부서지고
나도 같이 부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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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암에 걸리셨습니다.
미움과 연민이 교차합니다.
그리 좋아하는 분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더 그런걸까요?
마음이 더 쓰입니다.
이상하게 눈물도 납니다.
안쓰러운걸까요, 불쌍한걸까요, 아니면 그 사람에게 받은 나의 상처가 덧나서 일까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아버지가 좀 더 사셨으면 하는 마음은 간절합니다. 정말로요.
그 사람에 대한 증오를 말하던 내 마음이 후회되기까지 합니다.
업보일까요. 겉으로 말은 안 했어도, 내가 아버지를 정말로 많이 미워했었나 봅니다.
미움도 사랑이 맞나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부모와 자식은 천륜, 누가 끊을 수 있겠습니까?
안 계시게 되면 후회가 더 크게 남지 않을 까요. 사랑으로 포용하시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