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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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88회 작성일 24-01-18 12:56본문
한 사람을 버렸네 / 김 재 숙
어디로 갔을까?
그 밤 키가 자라지 않는 한 사람을 버렸네
치통 앓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머리칼을 흔들어 대도록
온통 전부를 내던지는 울부짖음을
더는 견딜 수 없어
나는 버렸네
문 밖은 조용하고 구두 한 짝
뚜벅 거리로 나가는
제비꽃 같든 얼굴을 곱게 지우고
더는 인간이 살지 못할 못질을 하고
장독대 수돗가 마루 밑에서 보랏빛 얼굴이
징검다리를 만들어 뛰어 다녔지만
3월의 봄은 늘 밖에서 타인처럼 웃음을 흘렸고
그러고도 허물어진 외투자락은
그늘에서 말리고 또 주름을 늘려
그녀가 없는 시간을 뾰족하게 갈아 놓았네
어디 갔을까
엷은 꽃잎 같은 뺨이 제비꽃처럼 파리하게 웃던
문득 그 때의 바람이
슬슬 털어내는 봄바람 속에
잃어버린 그녀의 안부를 이제야 꺼내보는데
고요히 떨리는 누낭 곁에
꽃잎 떨어진 주름진 손가락이 흐느끼는 소리가.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마음엔 어떤 것이 입력되었기에 출력 되는 것마다 이렇게 좋은 글이 나오는지요.
늘 건필하십시오.
김재숙님의 댓글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족한 글 좋게 봐 주시니 머리부터 조아려 집니다
부끄럽지만 응원의 글로 여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