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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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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41회 작성일 24-01-19 12:32

본문

     말리부* 가세요 / 김 재 숙

 

 

노인이 다 되어 집을 지었다

벼랑 끝 침묵만 드나드는

시간의 날개조차 알을 낳지 않는 곳에

음지쪽 고사리만이 아는 체 하는

가끔

말리부 얘기를 들려주는

침묵이 가족처럼 모여 사는 곳

 

입을 꽉 다문 반항하는 문짝을 어쩔 수 없어

냉장고는 며칠째 두고 보지만

안에서 썩고 있을 나의 밀어는

감금 된 침묵 속에 아우성으로

 

말리부 가는 길 동행할 너도

주섬주섬 챙겨 넣지만

미련이 이 거리를 쉽게 버릴 수 있을지

사랑한 것들을 이젠 놓을 수 있을지

내일 아침 역에서 알 수 있을 거야

 

외투자락 펄럭이는 절름대는 차표 한 장

눈물 맺힌 회한의 열차를 기다리는 침묵을 본다면

언 듯

고독을 만지작거리는 늙은 손을 본다면

 

마음으로 물어 봐 주세요

그리하면

한번 쯤 침묵이 웃어 주겠지요

 

말리부 가세요 당신도.

 

                                                             * 미국캘리포니아 해변에 위치한 전현적인 부촌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말리부를 간다면 저의 오랜 친구였던 침묵이 배웅해 줄까요?
아니면 침묵과 동행하는 게 나을까요. 오늘도 좋은 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재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떨쳐내도 침묵은 우리곁을 떠나지 않을겁니다~^^
이렇게 늘 시 안에서 동행을 해 주시니 그저 감사 드립니다
편한 밤 되세요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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