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가세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17회 작성일 24-01-19 12:32본문
말리부* 가세요 / 김 재 숙
노인이 다 되어 집을 지었다
벼랑 끝 침묵만 드나드는
시간의 날개조차 알을 낳지 않는 곳에
음지쪽 고사리만이 아는 체 하는
가끔
말리부 얘기를 들려주는
침묵이 가족처럼 모여 사는 곳
입을 꽉 다문 반항하는 문짝을 어쩔 수 없어
냉장고는 며칠째 두고 보지만
안에서 썩고 있을 나의 밀어는
감금 된 침묵 속에 아우성으로
말리부 가는 길 동행할 너도
주섬주섬 챙겨 넣지만
미련이 이 거리를 쉽게 버릴 수 있을지
사랑한 것들을 이젠 놓을 수 있을지
내일 아침 역에서 알 수 있을 거야
외투자락 펄럭이는 절름대는 차표 한 장
눈물 맺힌 회한의 열차를 기다리는 침묵을 본다면
언 듯
고독을 만지작거리는 늙은 손을 본다면
마음으로 물어 봐 주세요
그리하면
한번 쯤 침묵이 웃어 주겠지요
말리부 가세요 당신도.
* 미국캘리포니아 해변에 위치한 전현적인 부촌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말리부를 간다면 저의 오랜 친구였던 침묵이 배웅해 줄까요?
아니면 침묵과 동행하는 게 나을까요. 오늘도 좋은 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재숙님의 댓글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떨쳐내도 침묵은 우리곁을 떠나지 않을겁니다~^^
이렇게 늘 시 안에서 동행을 해 주시니 그저 감사 드립니다
편한 밤 되세요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