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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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77회 작성일 24-01-20 17:29본문
동행
강신명
가을 안부 전하던 은행나무
바람 짊어질 때마다 노랗게 물든 웃음 뿌린다
별이 놀다간 가지에는
기억을 저장하는 옹이가 하나 둘 켜지고
눈꽃 만개할 채비 마친 둥치는
탈곡된 언어를 이정표에 새겼다
무채색 저녁의 무게 삭여 지켜낸
순한 걸음이 만든 세상
겨울의 절정에 피는 꽃이 봄,
이라는 속설은 별과 은행나무와 복수초가
뜨거운 심장으로 이어온 얼음의 계보였을까
기다림이 있는 시간은 달다
색 바랜 표지 들추며 경계선 나란히 걷는 발길 따라
옹기종기 곁불 쬐는 잎새들 정담이 따사로운 한낮
햇살 들어찬 은행 한 다발 놓고
시장통에 동그마니 앉은 할머니 눈가에도
눈꽃이 꿈처럼 영글었다
은행잎 나풀나풀,
할머니 굽은 등을 토닥인다
《 의정부 문학 》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무는 것에 대한 공감이 동행으로 평행선을 긋는군요.
할머니의 등을 토닥이는 노랗게 영근 은행잎 사유의 표현이 눈을 번쩍 뜨게 합니다.
뜸 하던 강시인님의 발길이 자주 들려주시니 문학의 향기가 물씬 납니다.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표면적으로 느끼는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유한이 짊어진 무게는 언제나 같을 수 밖에 없겠지요
최시인님의 늘 이어지는 발걸음이야말로
항상 따듯하고 귀한 문학의 보고인 것 같습니다
깊은 공감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항상 활기찬 하루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는 계절이 할머니 굽은 등을 토닥이는 두 절 결구에서
화자는 하고싶은 말을 다 하고 있군요.
동행의 깊은 의미를 되새겨 보며,
언제 다시 읽어도 좋은 시, 고맙습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은행잎도 할머니의 작고 굽은 등을 보면서
측은하고 한편으론 위안도 받겠지요
돌아보면 혼자인 듯하지만 혼자가 아닌
함께 걸어가는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시인님과 만나는 이곳도 너와 내가 토닥여주는
세상이 아닐는지요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라라리베 시인님!
시제 부 터가 설레게 하는 외로움에
갈짓짜 걸음으로 유혹 합니다
햇살 들어찬 은행 한 다발 놓고
노구 의 미소가 꿈 길에 번저 옵니다
감상 속에 머물다 가옵니다
사랑을 드립니다 하늘만큼 영원이 영원이요 ♥♥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고 반가운 은영숙 시인님
힘드시면 제가 영상방으로 찾아뵈면 되는데
오시느라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생각해 보면 일직선상에 서서
나이가 많든 적든 누가 먼저건 뒤건
결국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삶
그래서 서로의 모습이 거울이 되어 허기를
채워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은영숙 시인님 조금 남은 고비 잘 극복하시고
아름다운 열정 오래 이어가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봄 햇살 가득 담은 향기 많이 많이 보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