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파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36회 작성일 24-01-23 09:04

본문

파묘

 

1.

무덤 속에 뜬 태양을 끄는 날이다

끊을 수 없는 연결 고리에 포클레인의 굉음 소리 채근하며 달라붙는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던

그래서 모든 이름들이 혼돈의 저녁 꽃으로 시들어버리고

검게 허물어진 흔적만을 그려놓았다

무덤 속 태양을 끄기 전에 핏줄로 묶여있던 이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가

술잔을 올린다

허공을 더듬는 포클레인의 궤적으로 침묵의 틈이 벌어졌다

고대의 흙이 환하게 품고 있는 고요한 탈육의 기능미, 무덤의 주인은

직사각형 하늘연못에 눈을 담그고 있다

자작나무가 품고 있는 우주의 무한한 깊이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2.

빛과 그림자가 하나이듯 밤과 낮이 하나이고

탄생과 죽음도 하나, 죽음은 삶의 가변함수이며

삶은 죽음의 점이지대,

뱃속 포대기에 쌓여있던 울음 한 조각을 자궁 밖에서 터트려

허공에 바르는 순간 맥박은 새로운 별이 되어 하늘에 박힐 시간을

카운트다운하며 여정의 길이를 토막 내기 시작한다

산 이와 죽은 이들이 셀 수 없이 찍어 놓은 지문들의 서사(敍事)

손바닥을 징처럼 울린다

세상이 주는 빛을 먹고 지상에서 잘 머물렀으니

남은 생의 편린을 향기 나게 박음질하여 누군가의 가슴에 장서로 남아야 할

절반의 과제를 나는 여기서 부여 받고 간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묘의 정경 하나 하나를 현미경으로
파고들어  생과 사의 얽긴 시간들을
풀어내는  산 자와
죽은 자가 하늘에서 풀어내는 세계까지
그려내는 파묘의 묘사는
그만큼의 오랜 관찰의 시선이 없이
잡아낼 없는 것이자
이것을 하나 묶어내는 힘 또한
뜨거워 가슴을 데워주는  따듯한
영혼의  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이 한 잔을 마시며 깊이 취하고 싶습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리자 시인님 마음을 얹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의 잘 다듬어진 시 잘 읽고 있습니다. 늘 건필하세요.

힐링시인님,
제 글보다 시인님이 주신 댓글이 더 빛나고 깊고 넓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힐링시인님의 사유 깊은 시 많이 주십시오. 열심히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otal 14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4
산77번지 댓글+ 2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27
13
댓글+ 4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4-15
12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4-10
11
어탁 댓글+ 13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 04-03
10
비문증 댓글+ 13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3-18
9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2-27
8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2-12
7
징소리 댓글+ 11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2-03
열람중
파묘 댓글+ 3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1-23
5
수면 내시경 댓글+ 2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01-15
4
깡통 소묘 댓글+ 6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01-10
3
밤의 계율 댓글+ 5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1-06
2
겨울 저수지 댓글+ 4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1-03
1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12-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