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반달과 파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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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반달과 파괴자
밤하늘의 곡선을 따라 빙판에
봄의 반달이 여러 개 떠있는 겨울이었다
늪에서 중심기압이 높아진
코뿔소는 머리를 쓰지 않았다
탱크 같은 뿔을 치켜세우고
헥토파스칼(hectopascal)로 달려오고
외눈을 향한 활시위는 등 뒤에서 펼쳐졌다
영특하고 교활한 호랑이는 잠시 숲으로 달아나 보이지 않았다
붉게 타들어가는 저녁노을
영토를 두고 승패가 나지 않는 사납고 긴장된 광경이지만
서쪽의 사냥꾼들이 아침에 이리떼처럼 서쪽으로 흘러가고
동쪽의 사냥꾼들이 집을 향해 저녁에 서쪽을 등지고 걷는 시간이었다
그러함에도 무너진 지구라트의
진앙(震央)에서 지심(地心)을 흔들며
문명을 파괴하는 사소한 전쟁들이 더 발발하였다
병정놀이에 심취한 파괴자들은
청년들이 쓰러지고 붉은 총알이 빗발치는 속에서도 호감 다정하여
끼리끼리는 늙은 운명의 사랑가 같은 식탁 위의 노랫소리였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평형을 유지하기가 힘든 것이 인간의 세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泉水님의 댓글

열강들도 평화를 외치면서 평화를 위해서 머리를 쓰지는 않습니다.
파괴가 창조와 새로운 시대를 가져온다고 힘의 논리를 앞세우지요.
국민에게 외면 당하는 국제적 허풍선이들이 다 경쟁과 전쟁에서 패하고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정치 선동가들이 소박한 국민들의 생활을 피곤하게 하지요.
좋은 하루 이어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