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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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62회 작성일 24-01-30 22:25본문
칼제비*
창가에핀석류꽃
건널목 건너며 시작된 두리번거림이
시장기 반기는 늦은 아침, 낯선 메뉴판을 열었다
제비 중에 이만한 게 없다는 얼짱 아주머니의 환한 미소에
콜 사인 보냈지만
미심쩍어 한 끼 주변을 살펴본다
김발에 싸여 숙인 얼굴들이
플래시 몹으로
시절의 상황극을 하는 듯하다
세상이 던진 질문에
우리의 침묵은,
때때로 가장 정직한 대답이 된다
기다림 녹여내던 휴대폰을 닫고
살피는 그릇 안에는
익숙함과 낯섦이 채워져 있다
입김 불어 내며 서로를 끌어안은
고딕과 엽서체의 중간자처럼,
칼자국 품은 혀끝 로맨스처럼
뜻밖의 목 넘김이다
마주 보며 여념을 쏟아붓던
그날처럼
여의도 민박집에도
사는 날 잘 섞여야 이런 맛 나겠거니 하고
늦은 아침을 건져 올리고 있다
*사전적 의미는 칼싹두기나 칼국수를 수제비와 구별하여
이르는 말. 로 되어 있지만, 시중에서는 칼국수와
수제비를 함께 조리한 음식을 말한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칼수제비의 아침 풍경이 환하게 펼쳐집니다.
도시의 아침의 공기 또한 낮의 공기와 다르게
제각각 빛깔을 두르고 있지만
아침을 열어 놓은 도시는 활기찬 기운을 붓어준다 할까요.
시작을 알리는 소리와 움직임의 번뜩거림이
현실감으로 다가오면서
그릇에 담겨지는 칼수제미의 그 칼칼한 맛!
삶의 최고의 질량이죠.
이 한 그릇으로 하루의 삶을 책임 질 수 있기 때문이죠.
군침을 돌게 합니다.혀끝에서 말입니다.
창가에핀석류꽃 시인님!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처음 먹어 본 음식이었는데 수제비나 칼국수는 한번씩 먹는
음식인데 둘을 합쳐 놓으니 그게 그거다 싶지만 목 넘김이 다른
음식이 되더군요. 이 둘의 어울림과
제법 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음식에만 열중하던 그 식당 풍경을 한번
그려 봤습니다.
오늘도 힘찬 하루 되십시오. 힐링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침묵은 때때로 가장 정직한 대답" 멋지십니다.
이런 맛에 제가 시인님들의 시 읽기를 좋아합니다.
칼제비, 언제 한번 먹어 보겠습니다. 편안한 저녁 보내십시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이 칼제비를 서울 어느 식당에서 먹었는데
씹는 맛과 넘기는 맛이 각각이라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정직한 대답이 눈을 뜨는
그런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동네에도 비슷한 메뉴를 파는 오래된 집이 있는데
소박하고 투박한 맛도 무척 좋지요
입김 불어내며 서로를 끌어안은
고딕과 엽서체의 중간자처럼
감칠맛 나는 표현처럼 한 그릇 기분좋게 드셨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무르익은 시 잘 읽었습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시군요, 칼제비를 드셔보셨군요.
특별할 것없는 음식을 저만 특별하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서울엔 유명한 토속 음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우스개 소리로 이런 말을 하곤 했는데,
지게꾼도 서울역 지게꾼이 전국 제일이라고...ㅎㅎ
발걸음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요~
리베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