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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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 빠져나간 겨울억새는
굳은 관절로 홑겹인 채
바람 부는 쪽으로 쓰러졌다가
바람 끝에서 일어선다.
억새의 날카로운 잎새에 베인
겨울 찬바람에 서걱대는 억새소리
스산한 울음으로 겨울은 보채고
붉은 광채 잃은 겨울햇살 아래
억새의 그림자가 바람을 물고 서있다.
사람들 발소리에 일어선 바람은
공연히 마른 억새 흔들어대고
보푸라기 핀 허름한 억새꽃
우수수 바람에 불려간다.
겨울바람에 놀란 한 무리 철새들
허공으로 깃을 털고 날았다가
억새밭 속 겨울햇빛 쪼으며
곱은 날개로 겨울을 품는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바람을 물고 있는 억새" 서걱 소리 들립니다.
밤이나 낮이나 하늘 마당을 빗자루질하는 억새가 제일 바쁜 듯 합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상당산성님의 댓글

수퍼스톰님의 방문과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사는 동네 탄천(숯내) 개울가에
마른 억새가 한겨울 추위를 더욱 부채질하네요 늘 건강하시고 편안한 오후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