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아베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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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0회 작성일 24-02-07 09:24본문
친절한 아베마리아 / 김 재 숙
길은 더 남았는데
쥐방울이 감격스레 피고 지는 동안
한쪽 눈을 감고 살았지요
평행되지 않는 사시(斜視)의 거리를 오랫동안
기우려 놓은 당신이 놓친 시선이
후줄근하게 벗겨지는 그곳으로
난 어제든 갈 수 있어요
밧줄하나 매달려
촘촘히 수직으로 내려가는 외벽이
안을 볼 수도 엄숙히 다가오를 수도 없지만
실금失禁하는 자세로
언제나
유지하는 0-45℃ 생활의 온도로 버티니까요
그런 사이
붓끝은 야무지게 조감도를 그려 놓고
다음 층 그 다음 층은 모조리 찢어 버리는
능숙한 불친절함에
난 속 깊은 자세로 견뎌야 해요
괜찮아요
저기 아베마리아의 말귀를 알아듣지 못해도
의심하지 않아요
난 좀 더 버틸 수 있고
친절은 당신을 버려야 얻는 것이니까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너지기 직전의 위기의 눈으로
태양이 머리 감고 말리는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타락한 천사가 Ave Maria! 하고 외침니다. 절망의 늪에 빠졌을 때 비로소 눈을 떴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편안한 시간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