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들의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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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7회 작성일 24-02-08 09:05본문
*잡초들의 환희
나무에 앉은 와이셔츠차림의 새침한 까치가
날개에 묻은 봄비를 털고 있다
나무에 앉은 중년의 털털한 까마귀도
단벌 외투에 묻은 봄비를 털고 있다
봄비는 점점 젖은 안개 눈을 하고
산허리 라인(line)을 타고
밀도(密度) 높은 유쾌한 환상에 젖어
하늘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고요한 기슭까지 흘러가고
봄비 맞은 땅의 입술이 열린다
뿌리만 남아 겨울 땅속에 감금당했던 답답이들이
앞뒤 좌우 빽빽하게 자리한 다른 답답이들을 밀어올리며
입술 속에 갇힌 언어를 깨부수며
파란 잡초세상이 열리고 있다
드디어 신도 못 말리는 저희들
잡초들의 봄 세상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젠 잡초들의 파란 외침을 듣고 싶어집니다.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泉水님의 댓글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까치는 조금 젊었던 나, 까마귀는 점점 서있을 자리를 비켜가는 중년의 모습,
그래도 아직 팔팔한 기개를 갖고 있다고 억지로라도 자부심을 갖고 싶은 제가 잡초랍니다~
내일이 설이네요, 복 많이 받으시고 모쪼록 행복한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