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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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96회 작성일 24-02-12 10:41본문
봄을 나르는 바람 끝이
맵싸한 어느 봄날
잔설(殘雪)은 응달의 품에서 쫓겨난 채
오는 봄이 마냥 서러운 듯
속절없는 눈물로 흔적을 지운다.
겨우내 보리에게 젖을 물린 채
봄을 키워 온
보리밭은 핼쑥하고
눈 이불에서 빠져나온 보리들
새어나오는 봄을
뒤지느라 혼자 바쁘다.
고요가 묻어나는 허공에
새들은 가벼운 날갯짓으로
봄을 부채질하고
먼 산 나목(裸木)들은
온 몸으로 햇살을 쫓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추녀 끝으로 기어드는 햇살은
문살에 쪼개진 채
방안에 고여있고
눈 먼 기다림은
길어진 목을 내민 채
어디 있는지 모를
제 그림자를 찾는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이 오는 길목 길목을 섬세하게 묘사해주신 시 잘 감상했습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상당산성님의 댓글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향 집에 봄이 오는 소리와 풍경을 그려봤습니다. 부족함에도 공감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수퍼스톰님도 건필하시고 편안한 오후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