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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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7회 작성일 24-02-14 07:26본문
다정한 행위일수록 서둘지 말 것
발걸음, 걸음마다 침묵의 아이들을 데리고
깨끗이 가만히 디디면서
보이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우연처럼 다가설 것
대지(大地)가 하늘에 고백하는 것인 양,
가슴에서 따스한 진흙을 끊어
아련한 소망의 뫼뿌리 그림자를 넘어서
고요한 길을 놓을 것
모든 환희 부드러운 잠에
잠길 때까지...
그러나 산다는 일은 그리도 바빠,
거친 모습으로 달아나는 시간들은
얼마나 여러 번 아름다운 꿈에서
깨어나게 하는지
오늘도 밤하늘에는
꿈꾸는 달의 숨소리 들리고,
창백한 구름 너머
빛나는 별무리는
묵묵(默默)한 공간 속에서
무수한 담화를
오래 오래 발표한다
베풀어진 이적(異跡) 하나 없는,
정적 안에서
- 안희선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잘 읽고 갑니다. 제목과 상관관계를 이어보려고 고민했으나 저의 한계만 확인했습니다.
소리소문님의 댓글
소리소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거친 모습으로 달아나는 시간들은/ 얼마나 아름다운 꿈 속에서/ 깨어나게 하는지' 멋진 표현입니다. 사소하거나 잊어버리고 싶은 나쁜 기억들마저 시인의 입을 거치면 이리도 아름다워 지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