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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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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5회 작성일 24-02-21 22:15

본문

이명 


        - 김수영에게




귀청을 파먹으며 

귓속에 쓰르라미가 봉분을 쌓았다 


고요가 고요 속으로 잠적할 때 

불면으로 자지러지는 민초들의 신문고 


북소리가 북극성을 쑤셔대는 행간으로 

곪아터진 어둠의 피고름을 삭히는 상엿소리 


적막이 난도질당하는 저 행렬 속으로 

네가 이미 죽었다고는 하나, 역적모의는 부관참시 


내쫓긴 위패가 파헤친 빈 무덤 같은 밤하늘로 배향되던 

샛노란 울음을 터트리는 달맞이꽃

너는, 


사람이냐 

짐승이냐

귀신이냐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명의 또 다른 이름들을 이렇게 세분화할 수 있는 묘사력이 대단합니다.
간헐적으로 짧게 저를 괴롭히는 가청주파수 대역의 신호음 같은 이명이 들리는데
저는 이 순간을 외계 행성에서 또 신호를 보내는 구나 하고 편하게 맘먹습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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