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럭이는 천변川邊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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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이는 천변川邊에서 / 감 재 숙
펄럭이는 천변에서 강의 끝자락으로
풀어헤치고 가두는
종잡을 수 없는 소문疏文을 흘려보내며
죽은 숨과 산목숨의 어정쩡한 폭을 재며
완성치 못한 바벨탑을 올려다보는
육십 번의 호명을 놓칠 수 없어
수없이 안달한 입 속에서 검은 꽃이 피고
푸석한 거름 한 삽을 발 밑 가장자리에 내려놓는
올해 가을도 썩은 열매는 며칠을 앓다가 떨어지겠지
달지도 쓰지도 않을 병든 나의 가슴에서
껌을 씹고 찌꺼기처럼 끼인 살벌한 욕망의 치석을 떼어먹으며
빨래처럼 치대는 후회를 마저 헹 궤 내어
뱉고 싶어지는
내일의 자일리톨에 대해 좀 더 생각하는
흔들리는 영혼이
이가 빠진 자리를 주름지게 오므리는 곳
모레 재명일
지나오는 길목
물렁한 통증의 호명에
아픈 뒤끝이 새삼 돌아보려나.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세상사 환희를 아우르려는 욕구 부름을 마주해 체화하려는 영적 궐기를 대했습니다
순전하고 깊은 내심의 울림을 표출하여 만사가 내 수중에 들기 원하며 소중한 기품을 여기하려 했습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육십 번의 호명에 응답하며 세상을 읽고
말없이 깊어진 시인님의 마음을 엿보고 갑니다.
시인님만의 시의 색깔이 참 좋습니다. 늘 건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