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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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4회 작성일 24-02-29 09:51본문
회귀
강남 갔던 제비가 내 정수리를 물고
봄빛으로 날아오르던
미루나무가 풀머리를 틀고
페인트공장 담벼락을 월담하던
바람길이 절벽처럼 가로막히고
풍경소리가 공룡처럼 멸종한 아파트에서
동과 동 사이, 벌어진 간격으로 흘깃 곁눈질하는
내 유년의 초록들
쓸쓸하게 녹아내리는 진눈깨비들이 목련처럼
하얀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축제의 그날,
천공으로 휘날리는 만국기처럼 펄럭거리는 기억들
희미하게 날리는 가로등 불빛에
부나비처럼 몸을 내던진 희멀건 날들
때 묻은 소매처럼 반들거리고
겨울이 풀리고 봄의 발자국 소리 터벅거릴 때
내 무덤가에 잊힌 영혼처럼 나부끼는
요람 속 배냇저고리를 기웃거리는
사막처럼 말라붙은 내 어머니의 젖내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년의 초록들/만국기 처럼 펄럭이는 기억들/
부나비처럼 몸을 내던진 희멀건 날들/요람속 배냇저고리/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어머니의 젖내로 회귀될 수 밖에 없음을
주옥 같은 시로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나이 들어 즐겨 찾는 아욱국, 청국장, 비지찌게, 콩나물 밥
아마 제 어머니가 드셨던 이런 음식이 젖이 되고 저는 그 젖을 먹고 자라
지금 제 몸이 어머니가 드셨던 음식을 기억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족한 글,
늘 격려의 말씀 주시니 힘이 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