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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7회 작성일 24-03-03 12:29

본문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허기진, 영혼이 외로운 날

나도 때로는,
엄마처럼 포근한 당신이 지은
따뜻한 밥을 먹고 싶습니다

삭막한 무관심만이 빼곡한 이 거리에
어느 허름한 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누구인지 알 길 없는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됩니다

초라한 행색의 나에게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당신은...

당신의 힘겨운 이마에
송글, 맺힌 땀방울에서 반사된
한 줄기 영롱한 빛

그 빛으로 인해,
힘겹게 남아있는 나의 짧은 시간도
비로소 조금씩 환해집니다


                                                   - 안희선                    




* 詩題는 함민복 시인의 '서울역 그 식당' 中에서 인용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가를 지불하고 먹더라도
누군가 나를 위해 정성스럽게 차려준 음식을 먹는 다는 것, 감사할 일이지요.
시인님께 상을 차려주신 그분의 인자하신 모습을 그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선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울역 부근의 허름한 식당들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네요

직설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어눌하게 돌려 쓴 글도
따뜻한 시선으로 갈무리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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