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패를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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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패를 보여줘 / 김 재 숙
그나저나
추락의 무리수가 난간에 있어요
버림의 수를 만지작거리며
절사와 올림의 무수한 소수점 아래 혼미함을
가늠구멍으로
추락의 타임을 엿보는
발판은 몇 번을 더 까무러칠까요?
지상에서 질척이던 침묵을 끌어올려
탐스런 운발이 초초해지는
좀처럼 벗어나지 못할
위태한 날개로
가만히 들추는 추락의 패를 들고 있나봐
그런 것 같아요
서랍을 뒤지던 날
아픔이 덜한
목덜미를 내주던 어둠에게
이미 낙전落箭 보였으니까
내일은 더 절름거릴 겁니다.
당신을 쫓는 추락의 패로,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시를 읽어 내려갈 수록 무중력 공간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진공을 낳은 시어들을 진한 목 마름처럼 마시고 갑니다.
편안한 저녁 시간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