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개가 아무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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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8회 작성일 24-03-09 00:26본문
아무개가 아무개에게 / 김 재 숙
계란 노른자에 빨간 핏줄이 보였지요
아무개와 똑 같은 생명의 줄기를 삭둑 구워
그 미끌미끌한 손으로
유골을 입속에 털어 넣고
무고히 치달리는 입 맛
덤불에서 보지 말 것을 보았지요
그렇게는 맞닥치고 싶지 않는
아무개와 눈이 닮은 슬픔 생명의 끊긴 줄
다 비워내고 간
아무것도 없는 거죽에
눈만 빈 세상을 들여다보는
가엽은 그네에게 고개를 돌리고 마는
누가 허락했나요?
깨트리면 다시 붙일 수 없는 진실의 무위를
아무개가 아무개에게 주었나요?
그게 나라면
당신 차례로 돌아오는 그 다음은
야바위꾼처럼 이쪽저쪽 파노라마 치는 거리에서
아무데나 쓰러진 등걸잠처럼
잔속 비곡悲曲에 마시는 한잔 술
그런즉
더 넓은 아무개의 손에서 날 뛰는 춤사위로
여린 것
하나 둘 그리고 무수히 쓰러지는 여럿.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알듯 모를 듯 독자가 풀어야 할,
독자에게 주어진 숙제 같은 시 그래서 한번 더 읽게 됩니다.
오늘도 좋은 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