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아래에서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35회 작성일 24-03-15 10:45

본문

  느티나무 아래에서 




  오랜만에 봄비가 내렸더군요


  상수리나무 아래서 약속을 받았던 사람

  버드나무 살구나무 플라타너스 가지를 개천에 세웠던 사람

  로뎀나무 아래서 떡과 물을 마셨던 사람

  박넝쿨 아래서 잠시 쉬던 사람

  무화과나무 아래 참 아름다웠던 사람

  

  그네들을,

  30년 전 작고 앳된 느티나무 아래서 읽었던 적이 있었지요


  30년 후,

  우리 동네 디지털 도서관 옆 작은 공원엔

  그 나무 자라서 아름드리 서 있고요

  공원의 세월을 모르는 아이들은 숨바꼭질을 하고 있지요

  뛰어다니는 아이들 위에선 사랑처럼  이파리들이 흔들리는데,

  저 아이들도 나만큼 나이가 들면 

  여기 나무 아래 앉아 옛 생각에 잠기겠지요

  

  그래요 오래전 이 나무 아래서 검정 표지의 낡은 책을 읽으며

  지금처럼 생각에 잠긴 적 있었지요

  비처럼 내리고 구름처럼 스쳐가는 그 많았던 생각들 중에

  지금껏 내게 남아 나를 키운 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생각하는데 자꾸만 아이들이 내 앞으로 달려오고

  하릴없이 나는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는 술래잡기,

  숨고 또 찾아다녔던 아스라한 날들 속을 가만히 헤집어보았어요

  헤집어보면 나무 아래 생각에 잠긴 소년이 있고요

  나를 다녀간 사람들의 이름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지요


  오늘은 사랑처럼 봄비가 내렸습니다


  어두워져가는 공원엔 정수리부터 발바닥까지 비에 젖은

  한 그루 느티나무가 서 있고, 무쇠 같은,

  뿌리의 고독이 우릴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 아래 옛날처럼 내가 있습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심플해져 가는 인식의 행로가 아름다움의 용이함 경지로 들어섰습니다
용이함으로 단순함을 누르며 격상의 환호와 마주섰습니다
참선하겠다는 생명 그리움의 행로가 누누히 아름다움의 발치에 서서 성스러운 음영을 그려냈습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 적 마을의 수호신 같은 느티나무 밑에서
막대기로 칼싸움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여름철 느티나무가 펼쳐 놓은 그늘을 찾았던 동네 분들 지금은 모두 밖에서 주무십니다.
얼마 후면 저도 누군가에게 밖에서 자는 사람으로 기억되겠지요.
옛 정서를 불러 주신 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방금 말씀을 올려주셨군요.
앳된 나무가 크고 무성한 존재가 되고,
아이가 아이를 돌보는 어른이 되고 뿌리가 되고.
참 생이란 그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Total 34,581건 3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444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15
34440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15
34439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15
34438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14
34437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4-14
34436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14
34435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14
3443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14
3443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14
34432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14
3443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14
3443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14
34429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14
3442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4-14
34427
료칸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13
3442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13
34425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13
34424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13
34423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13
3442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4-13
3442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4-13
3442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4-13
3441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12
34418
봄날은 간다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12
3441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12
34416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12
34415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4-12
34414
긴 하루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4-12
3441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12
34412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12
3441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12
3441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12
344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12
3440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4-11
34407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4-11
34406 소리소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 04-11
3440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4-11
34404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11
3440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11
3440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11
34401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11
34400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11
3439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11
34398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4-11
34397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10
3439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10
34395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10
3439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4-10
34393 보푸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10
34392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4-10
3439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10
34390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4-10
34389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4-10
34388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4-10
3438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10
34386
사월의 창 댓글+ 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09
3438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4-09
34384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09
34383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09
34382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4-09
3438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4-09
34380
활짝 -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4-09
34379
소소한 글 댓글+ 1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09
34378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08
34377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4-08
34376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4-08
34375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4-08
34374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08
34373 바람부는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4-08
34372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