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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아래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37회 작성일 24-03-15 10:45

본문

  느티나무 아래에서 




  오랜만에 봄비가 내렸더군요


  상수리나무 아래서 약속을 받았던 사람

  버드나무 살구나무 플라타너스 가지를 개천에 세웠던 사람

  로뎀나무 아래서 떡과 물을 마셨던 사람

  박넝쿨 아래서 잠시 쉬던 사람

  무화과나무 아래 참 아름다웠던 사람

  

  그네들을,

  30년 전 작고 앳된 느티나무 아래서 읽었던 적이 있었지요


  30년 후,

  우리 동네 디지털 도서관 옆 작은 공원엔

  그 나무 자라서 아름드리 서 있고요

  공원의 세월을 모르는 아이들은 숨바꼭질을 하고 있지요

  뛰어다니는 아이들 위에선 사랑처럼  이파리들이 흔들리는데,

  저 아이들도 나만큼 나이가 들면 

  여기 나무 아래 앉아 옛 생각에 잠기겠지요

  

  그래요 오래전 이 나무 아래서 검정 표지의 낡은 책을 읽으며

  지금처럼 생각에 잠긴 적 있었지요

  비처럼 내리고 구름처럼 스쳐가는 그 많았던 생각들 중에

  지금껏 내게 남아 나를 키운 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생각하는데 자꾸만 아이들이 내 앞으로 달려오고

  하릴없이 나는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는 술래잡기,

  숨고 또 찾아다녔던 아스라한 날들 속을 가만히 헤집어보았어요

  헤집어보면 나무 아래 생각에 잠긴 소년이 있고요

  나를 다녀간 사람들의 이름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지요


  오늘은 사랑처럼 봄비가 내렸습니다


  어두워져가는 공원엔 정수리부터 발바닥까지 비에 젖은

  한 그루 느티나무가 서 있고, 무쇠 같은,

  뿌리의 고독이 우릴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 아래 옛날처럼 내가 있습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심플해져 가는 인식의 행로가 아름다움의 용이함 경지로 들어섰습니다
용이함으로 단순함을 누르며 격상의 환호와 마주섰습니다
참선하겠다는 생명 그리움의 행로가 누누히 아름다움의 발치에 서서 성스러운 음영을 그려냈습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 적 마을의 수호신 같은 느티나무 밑에서
막대기로 칼싸움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여름철 느티나무가 펼쳐 놓은 그늘을 찾았던 동네 분들 지금은 모두 밖에서 주무십니다.
얼마 후면 저도 누군가에게 밖에서 자는 사람으로 기억되겠지요.
옛 정서를 불러 주신 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방금 말씀을 올려주셨군요.
앳된 나무가 크고 무성한 존재가 되고,
아이가 아이를 돌보는 어른이 되고 뿌리가 되고.
참 생이란 그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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