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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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6회 작성일 24-03-21 18:23본문
- 연필의 춤 -
벤치에 앉은 여인
졸고 있던 연필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생각의 눈초리가 앞모습을 환영하며
앞모습만 스캔하려는 시선을 아래로 내려
데생 설렘에 빠져있는 연필을 달래본다
스케치북 중앙에 서있는 연필
휘날리는 스커트에 초점을 고정시키려 하고
매혹적인 여인 앞에 주저앉아 버리는 연필
수줍은 어깨를 다독이는 생각은 차분했다
바람입술의 각도와 마주앉을 때
치마가 바람에 휘날리는 찰나를 포섭하여
금방이라도 다가올 듯 둥근 여인의 실루엣
머릿속에 숨겨둔 파도를 그리려는지
얼굴의 곡선을 필사하면서
되새김을 반복하려는 연필 끝이 반짝인 채
발 앞에 또르르 굴러오는 형상을 줍는다
올라간 입 꼬리를 감추려 하고
노을 속에 갇혀있는 여인을 꽉 붙잡아 보려는 열망
도도하게 다리를 꼬는 여인을 스캔하는 연필
파도가 쏟아질 듯 변신하는 곡선에 휘감기는 시선의 눈초리
거친 선을 다듬는 연필의 손끝
연필 끝은 침착하며, 도화지에서 나오고
여인은 스케치 속에 들어간다
노을로 스미는 손가락 사이의 연필이 여인을 쫒아가려 한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가 곡선과 사선의 음영속으로 들어간 여인을
연필심으로 가두고 있네요.빙하의 등을 녹이는 여인의 포즈가 궁금합니다.
편안한 밤되십시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연필로 스케치 하는 화가들을 보며 생각해낸 시인데 지금보니 영 맘에 안드네요. 쩝~~
다음에다시 한 번 써볼래요. 밤이 깊어가네요, 좋은 밤 되세요.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