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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의 정원에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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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00회 작성일 24-03-25 10:24

본문

이방의 정원에서 1 


어둔 방안, 


작은 소반이 놓인 방 중앙으로 오카미가 쟁반을 들고 온다. 작은 상자에 멋적게 담긴 

옛추억을 열려고 오는 것이다. 오카미의 왼손은 손가락 하나가 없다. 왼 손이 있었던 자리에는 


또 다른 오카미가 앉아 있다. 내 혀는 오카미의 상처를 핥는다. 마침 

흐릿한 불꽃이 사각형 소맷자락 안에서 몸부림치던 터라 


사방으로 흩어저 달아나는 불꽃 그림자

의 궤적들 속에서 폴짝 뛰는 청록빛 


개구리 한 마리를 잡는다. 내 피부의 윤기는

사라진 지 오래이고 시를 쓰던 종이는 닳아버렸고 오카미는  


나를 너무 오래 기다렸다. 그녀의 엄지발가락을 째고 피를 마신다. 매캐하게 내 혈관 속으로 

후끈 한 것이 밀려들어오는 


몽롱한 감각. 내 정수리 위에  

동그랗고 차가운 보름달이 어느 새  


떠올라있다. 창 밖 저 멀리에서  

벗은 여자들이 굵다란 삼나무  


나이테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마을의 

폐허는 오카미 두 다리 사이에 잠들어 있고 처녀들 서성 


거리는 불꽃놀이는 오카미의 내부를 

해체하고 있고  


오카미가 조용히 허공에 흩날리다가  

허공 속 한 점에 모여드는 열쇠 


구멍 속으로 나가버린다. 그녀의 발바닥을 

꽃 핀 못으로 뚫어 새하얗고 조그맣게 꼼지락거리는 


창문을 연다. 오카미의 정원에서 석탑이 

무너져가고 있었다. 


피 흘리고 싶다.

피 흘리고 싶다.


아주 조금 목 졸린 이부자리에 칼날 대신 비단

조각이 달빛에 섞여  조용히 노래하고 있었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본 여인의 전통적인 예절과 자태,
일본의 정서를 짙게 품은 오카미 상의 공손한 서빙을 보시고
이국의 문화와 정원을 심도 있게 해부하신 시 잘 감상했습니다.
행복한 하루 빚으소서. 감사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은 십칠년 전 기억입니다. 이제는 제 기억이 되어 제 일부가 되어버린 기억이지요. 사실 실제 오카미를 그렸다기보다 제 기억의 풍경을 그린 것입니다. 그때 좀 방황을 했었는데, 이것은 제 아픈 기억입니다.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암묵의 해석에서 악의 힘의 발로가 弱을 향해 통상적인 험함에서 상황 이탈이 일어났습니다
善을 동원하여 캄푸라치하는 심성들이 여전히 누락된 악과 소통되고 있습니다
역겨움이 있는 발상을 예의로 처리하지만 시궁창 같은 순진성이 어지럼증과 교호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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