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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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노곤한 햇살은
계절의 저항을 앞질러
봄비 물고 들어간 나뭇가지에
살포시 잠든 채 오래 머물고
하늘을 향한 하얀 그리움은
입술 축인 나뭇가지 끄트머리에
자의식 강한 자존심으로
잎보다 먼저 우월감을 내민다.
양지 녘에 바짝 붙은 봄은
도드라진 봉오리 간질이고
계절과 교감하는 시간은
겨우내 키워 온
봉오리 속 궁금증을 부풀리네.
한 우주가 열리는 고요한 순간
겹겹이 포개진 목련의 우아한 꿈은
순백의 등불로 봄을 매달고
맑은 영혼은 찬란한 채
영롱함으로 봄 햇살 튕긴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순백의 등불로 봄을 매달고...
목련 묘사가 참 멋집니다.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상당산성님의 댓글

계절은 어김없이 봄을 배달하네요 양지녁에 봉그시 입내미는 목련을 보면서 끄적여 봤는데 매번 수퍼스톰님의 공감에 감사드리면서 새봄과 함께 좋은일 많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