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진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8회 작성일 24-03-28 00:04

본문

진주



1.

피에타.


금계(金鷄). 


그 섬의 아이들은 자라며 진주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지는 플루메리아꽃잎의 반대편에는 떠오르는 세상이 있고 바다는 또 그 너머에 있다. 진주는 아이들의 신음하는 늑골들 사이에 숨어 자란다. 예리한 칼로 아이의 망막 위에 문신을 한다. 바다거북이가 육중한 몸으로 느릿느릿 육지로 기어 오른다. 헐떡거리는 폐 안에 바다의 시가 숨어 있다. 고통은 진주가 잠겨 있는 투명한 물이다. 투명한 풍경이다. 귓볼 뚫은 청록빛 야자나무 이파리들이 피부 위에 돋아난 카이아는 골반이 크고 치아들 사이에서 찬란한 바다소리가 들린다. 입술과 입술을 서로 비비고 영롱한 진주알들끼리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황홀의 묵음(默音)으로 내어놓는 카이아는 수평선 한가득 임신한 배를 안고서 어항(魚缸) 속 길을 걸어간다. 따스한 허공이 갈라지며 그 틈에서 양수가 쏟아져 나온다. 어느덧 사방이 푸른 벽에 둘러싸여 그 속에서 잔잔히 몸부림치는 햇빛. 뜨거운 침을 삼키며 내 집이 태어난 집은 어디인가? 험준한 구릉들은 추락하는 폭포들로 인해 황금빛으로 목 졸리며, 날 선 파도들 고여드는 카이아의 배꼽에서 신화 속 아이들이 뛰쳐나온다.       


2.

아침에 일어난 작은 시체들은 바위 틈 자라는 순금을 실처럼 길게 뽑아 불타는 수갑을 팔목에 두르며 그 위에 황금빛 진주와 검은 진주를 연이어 붙인다. 황금빛 신음과 검은 신음 사이에서 시취(屍臭)들을 모아 조용히 부활하는 섬백로(白鷺)들을 멀리 마우나케아산 협곡들 속으로 날려 보낸다.


3.

옆방에서 밤 새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가 아버지를 낳고 

또 그 어머니를 낳는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통을 먹고 태어난 진주처럼
고뇌의 잔열이 파도처럼 일렁이는 시를 지으셨습니다.
장신구처럼 매달린 진주알 부딪치는 소리
저의 내면의 바닷물로 헹구겠습니다.
차원 높은 시, 감사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와이에서는 검은 진주를 아주 귀한 것으로 모시더군요. 그리고 하와이의 어느 훌륭한 예술가는 진주로 조각을 하는데 이 예술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였습니다. 이것을 보고 퍼뜩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에 떠올랐습니다. 자신의 본질인 진주를 안고 슬퍼하는 섬소녀입니다. 이것은 숭고한 모습이죠. 거기에다가 제 내면을 투영하였습니다.

Total 34,693건 6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434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06
34342
귀양살이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4-06
3434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06
34340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06
34339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4-06
34338 삶의활력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06
34337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4-06
3433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4-06
34335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06
34334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05
34333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4-05
3433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4-05
34331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05
3433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05
3432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05
3432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4-05
34327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05
34326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4-05
3432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4-04
3432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4-04
34323
고향의 봄 댓글+ 2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4-04
34322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4-04
3432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4-04
34320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4-04
34319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04
34318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4-04
34317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4-04
34316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4-04
34315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4-04
34314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4-04
3431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4-04
34312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03
34311
탁본 댓글+ 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4-03
34310
봄비 댓글+ 2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03
34309 감정을나누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4-03
34308
어탁 댓글+ 13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4-03
34307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4-03
3430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4-03
34305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03
34304
눈을 감으면 댓글+ 2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4-03
34303
오롯이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4-03
34302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4-03
34301
꽃, 투정하다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4-03
34300
소금인형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4-02
34299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02
34298
봄 꽃 진달래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4-02
34297
봄길 댓글+ 1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4-02
34296
시마을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4-02
34295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02
34294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4-02
34293
주댕이 댓글+ 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02
34292
불면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02
34291
명자꽃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02
3429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4-02
34289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4-02
34288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4-02
34287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02
34286
트리스탄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4-02
34285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4-02
34284
接神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4-01
34283
Uisge Beatha 댓글+ 2
바람부는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4-01
34282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01
34281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4-01
34280
목련 꽃피면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4-01
34279
어머니 댓글+ 2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4-01
34278
봄사리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4-01
34277
올챙이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01
34276
그대 오실 날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01
34275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4-01
3427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4-0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