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을 쬐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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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을 쬐는 나
폴 차
나는 쌓인 연륜에 흐르는
강물처럼 맛밋하지도
깊은 바닷물 같이 짜지도 않아요
이제 중성이 된 나를 아무도
맛보려 하지 않아요
세월에 희석되어 옅어진 붉은 피,
돌아갈 정맥을 못 찾고 고개 앞에
정체되어 있고
내 모습은 시들어 가는 파 줄기
버리기 아까워 구박받다
옛말을 거역하며 부엌을 들어간
나의 자비로 도마 위 올려집니다
한때 한그루 심고 기르고 열매
따먹고 싶었을 성싶던 무화과
꿈속의 젊은 날의 영상,
이제는 잊고
곱게 늙어가려고
따듯한
봄볕에 나를 널어놓습니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양지 바른 담 밑에서
햇살을 배불리 끊어 먹고 졸고 있는 고양이나 저나 다를 게 없습니다.
20년 이상 경영했던 저의 회사를 정리하고 집에서 쉬다 보니
삼시 세끼 차려주는 밥, 아무 소리도 안하고 무조건 다 먹습니다. ㅎㅎ
시인님은 아직 한창 때인 것 같으신데 "시들어가는 파줄기"라니요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 가득하시길 빕니다.
맛살이님의 댓글

100세 시대 곧 찾아올 8학년, 아직 한참 때라 자부해도 될른지요?
축하합니다 아마도
성공적 사업운영 후 잠시 새 도약을 위해 쉬고
계신가 봅니다. 지금
운영 중인 사업 29년 차 저도 마감을 준비 중인데요 그것도 쉽지가 않네요. 그간 못 나눈 사랑 더 많이 나누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