接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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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9회 작성일 24-04-01 19:29본문
接神
싸락눈이 엉긴 멥쌀가루처럼 내리던
내 유년의 그날처럼
백설기 같은 벚꽃이 배내옷 꺼내 입고
내 정수리로 휘날리는 퇴근길
그 길섶에서 공광규 시인을 만났다
내가 밟고 서 있는
이 행성을 벚꽃처럼 떠나 간 아버지
시인의 행간처럼
난전 앞 모퉁이 빈 소주병 굴러가는 소리
비누거품처럼 온몸을 파르르 떨며
서럽게 흐느끼던 내 아버지
한 때의 기척이 적멸이 되던
시인도 벚꽃 열차를 타고 떠나버린
순례의 밤,
어둠의 벨벳이 깔린 천공을 향해 내 아버지가
봄꿈으로 수놓은 수의를 입고
에스테장의 분수처럼 자오선을 그리며
동그랗게
동그랗게
천공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내 귓불을 당기며
싸락눈이 물방울처럼 동글동글 휘날리고 있었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 시인님들께서 각자 아버지의 소주병을 들고 와서
멋진 만남을 가지셨습니다.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꽁트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