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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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4회 작성일 24-04-04 16:20본문
노래방에서 젊은 양 랩을 하고 발라드 댄스곡을 부르다
전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듣는다.
드넓고 먼 창원대로 아스팔트도로를 달리면서
아버지의 달구지에 석양을 싣고 집으로 돌아오던
느릿하고 아스라한 자갈길에 사로잡혀
마치 스톡홀름증후군 환자처럼 기억은 늘 50년전이다.
흙먼지 날리며 휘감아오르던 겨울들녘의 회오리바람은 봄포도의 아지랭이로 피어오른다.
하늘을 안아보자며 한아름 팔을 펼쳐본다.
훤한 대로를 지나 짧은 봄밤보다 더 짧은 벚꽃이 지면
오래오래 걷던 논길의 울긋불긋 들꽃향이 코끝에 머문다.
기억에 이리도 생생히 살아있는데 느껴지는데
만지지 못하고 보지 못한다고 어찌 사라진 것이라 할 수 있으리
한여름 얼음같이 차가웠던 동네우물 물맛이 아직도 혀끝에 살아있는데..
아름다운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어린 날들은
한낱 나그네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 날들을 또 어떻게 기억할까?
덩치 큰 체육선생님의 아픈 매에 대한 기억조차
얼마나 달짝지근하고 매콤쌀싸름한 것이었던 건지.
세월은 가고 꽃은 피고 또 꽃은 져도
타임루프 영화에 갇힌 것처럼 내 마음은 언제나 그 나날들에 머물고
아! 고향에 산다는 건 이래서 어린아이로 살아가는 양 천진스런 일인가보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형언하는 아름다움에 생명의 향연으로 답하였습니다
구식석선님의 댓글의 댓글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팩트 있는 감상평에 감사드립니다.
그윽하고 평안한 저녁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