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안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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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회 작성일 24-04-04 23:21본문
- 열차 안 공습 -
달리는 열차는 오후 속으로 스며들 때
향수가 코를 습격하는 열차 안
자동문이 열어준다
정화된 공기를 회방 놓는 그의 향기
다른 향기를 초토화 시키는 강력한 무기를 가졌다
내성적으로 돌변한 코
냄새의 특유한 색깔을 지닌 게 분명해
독버섯을 씹으며 다가오는 그의 당돌한 표정
수세미 닮은 긴 머리
가면을 두껍게 쓰고 앉아 있다
숯을 주물럭거리던 손바닥
겹겹의 누더기 차림은 신사적으로 보이고
까칠까칠한 신발위에 까마귀가 내려앉았다
사람들의 콧구멍을 철저히 틀어막으며
냄새로 안을 빈틈없이 꽉 채워간다
들판으로 둔갑한 그의 좌석
무표정은 정거장을 넘기고 있다
멀게 늘어지는 시간을 뿌리치는 콧속
찡그리며 소곤거리는 입술사이에 핀 바늘
취해가며 파괴된 허공을 날아다니는 귓속말
유리창은 입을 꽉 다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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