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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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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4회 작성일 24-04-08 14:45

본문

뒷모습을 위하여

    

하나는 언제나

하나가 아니었지만

나뭇잎과 지렁이의 관계를 알고 나서

하나를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둠 속을 헤매다가

어둠도 길이라는 걸 알았다

침묵은 감추고 싶은 배후가 아니라서

버려진 발자국들이 수북했고

겨울이 떠나갔을 때

눈사람은 자신의 눈썹을 주워들고

거울 속으로 들어갔다

소멸을 끌어안았던 가지에

안부처럼 솟아나는 꽃망울

연민의 모서리로 배를 가르면

더운 내장 같은 울음이 쏟아지고

빛나는 통증들이 어둠을 수놓았다

지친 기색도 없이

했던 말 다시 하는 바람이

저 혼자 취한 친구 같아도

귀를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계속 들어주어야만 할 것만 같은

기막힌 측은지심은 누구의 선물인지

시린 갈비뼈를 하나 뽑아

화분에 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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