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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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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회 작성일 24-04-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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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녘 



 노을은 낯빛 붉히며 서쪽하늘에 얼굴을 묻네 나는 어스름이 덕지덕지 묻은 깜장이, 진물 뚝뚝 흘러내리는 송장의 거리를 걷네 날개도 없이 때 묻은 두 손을 온종일 비비다가 시뻘겋게 번지다가 사그라드는 저 불덩이 속을 헤매다가 천공을 붙잡으려고 헤엄치네 염치도 없이, 꼬리지느러미도 없이 어둠 속 잠적을 고하는 발길 모퉁이 돌자 허기진 골목 개 짖는 소리 목덜미를 물어뜯네, 내장을 발랐네, 밤의 등고선을 타고 올라 추린 뼛조각을 묻었네 주저앉은 내 영혼, 객귀가 되어 허물허물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며 밤의 소실점으로 떠내려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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