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穀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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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회 작성일 24-04-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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穀雨 




 실내의 풍경은 쇼스타코비치의 2번을 연주하고 유리창 너머 움켜쥔 빗방울처럼 변주하는 풍경 속 통통 튀는 음표들 굽혔다 폈다 분주한 그녀의 푹 파인 등골을 따라 걸었다 모질게 뱉지 못한 모래알갱이들 심연의 뻘밭에 내리 꽂힌 폐선처럼 진주조개가 희멀건 산호초에 나뒹굴고 있었다 성게처럼 동풍이 가시를 세우고 맹독을 뿜는 날 소나기는 철새처럼 왔다가 둥지를 등졌다 검지손가락에 못 박힌 구둑살처럼 단단하게 굳어진 시간들 손가락 사이 새순이 선인장 가시처럼 돋았다 내 망막 속 밀려드는 청록빛 간질거리는 에게해 퍼드덕거리며 날리는 연초록 물결 위로 그녀가 깃털처럼 휘날린다 참새 혓바닥이 재재바르게 날름거리며 미소를 띠는,


 이마를 훔치는 그녀의 연주가 사해처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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