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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위 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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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회 작성일 24-04-21 13:04

본문

담장 위 포효 


 군청색 물감 풀어놓은 물결이 숨을 내뱉자 뭉게구름이 꼬르륵 섬처럼 떠올랐다 내 살갗을 간지럽히는 새하얀 무인도 이야기 그녀가 마법빗자루를 타고 천공을 빗질한다 담벼락을 꽉 붙잡고 소곤거리는 담쟁이덩굴 나른한 봄 햇살에 졸고 있는 고양이들 인기척이 성가신 듯 수염을 쭈뼛거린다 울음소리가 담장을 배회하다가 기웃거리다가 담장을 넘는다 야옹 대다가 야옹거리다가 아직도 야옹야옹 울먹거린다 담장 아래엔 뭉게구름으로 덧칠한 배냇니 부딪히는 소리 나는 썰물이 되어 마법빗자루를 타고 천공의 섬으로 살며시 자리를 비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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